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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의 위험성(3) - 투자금 횡령
    Nothing/Blah 2024. 4. 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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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생각난 재미있는 이야기는 스타트업 대표와 임원진 둘이 투자받은 돈을 자기 마음대로 쓰는 이야기다.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이미 어느 정도 굴러가고 있는 회사에 비해 대표와 임원의 권한이 비정상적으로 큰 경우가 종종 있다. 회사 직원들은 무얼 하냐고? 회사 직원들에게는 공유하지 않고 진행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하지만 모를 수가 없지. 결국에는 돈이 움직인 기록이나 견적을 받은 기록들이 결국에는 오픈될 테니까. 

     

    그래서 몇 가지 이솝우화를 만들어보자.

     

    때는 몇 년 전, 당시 판교의 한 파스00 연구소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던 때였다. 투자를 한 회사인지 어디 기관에서 나온 것인진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 스타트업 상태를 보고자 감사를 나왔다. 하지만 웬걸? 연구하라고 준 돈으로 연구를 하지 않고 다른 것을 산 기록이 있다. 감사원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데 등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크록스를 수십켤레 구매했는데, 이건 연구와 연관이 있나요?" 

     

    나는 속으로 '있겠습니까... 저도 연구비 지원받은 비용으로 구매했는지 몰랐어요. 회사가 복지라고 하니까 회사 돈으로 구매한 줄 알았죠.' 여기서 깨알 같이, 대표는 크록스를 지급하는 것이 회사의 복지라고 이야기했다는 것. '일반 회사 어디를 가봐라, 그냥 슬리퍼도 안 주는 회사들 수두룩해!' 스타트업은 이렇다.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는 우리 회사를 보아라 정말 멋지지 않은가? 멋지지 않다. 그냥 눈 속임일 뿐이고, 자기 돈 아닌 다른 지원금으로 생색내기 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생겼다. 감사원이 "여기에 아이폰 구매한 것도 있는데, 이건 어디에 비치되어 있나요?" 

     

    나는 당연히 모르는 일이다. 사진 및 연구개발용으로 비치되어 사용하는 건 샤오미 폰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 아이폰이요? 본 적이 없는데, 대표님께 확인해 보고 올게요." 하고 나는 대표에게 가서 물었다. 

     

    "대표님, 연구비로 구매한 아이폰이 있다는데 이건 어디있나요?" 

    대표는 책상 위에 있는 본인 핸드폰을 주며, "어, 이거 가져다 줘." 

     

    충격이었다. 그 당시 내 표정이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전 회사에서도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것이 싫고, 거짓 계획을 만들고 거짓 실험 결과를 만드는 것이 지겹고 환멸이 나서 이직한 곳에서 대표가 연구비로 자기 핸드폰을 구매하다니. 이건 요즘 대학교 실험실에서도 어지간해서 안 하는 짓인데. 어쨌든 감사가 나왔으니, 그 폰을 그대로 들고 감사원에게 갔다. 감사원은 즉각적으로 질문한다. 

     

    "비밀번호가 걸려있는데, 풀어주세요. 혹시 개통된 폰인가요?" 

     

    할 말이 없었다. 개인 폰이니까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거고, 그 비밀번호를 내가 알리는 없고, 개통되어 실제 사용하고 있는 거니까. 대표님이 사용하는 휴대폰이라고 대답은 하지 못했다. 양심이고 뭐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원이기도 한데, 그걸 그대로 곧이곧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저는 대표님께 전달받았을 뿐 정확한 사항들은 모릅니다."라고 대답하고 자리를 피했다. 이후 대표는 원래 다 이런 식으로 하는데, 유독 감사 나온 이곳만 돈 주기 싫어서 저렇게 생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하며, 오히려 감사 나온 곳을 욕했다. 이때 이 사람은 정신병이 있구나라고 판단하고 즉시 일자리를 다시 알아봤어야 했는데, 이걸 눈 감았다가 더한 꼴만 보게 되었다. 

     

    - (4)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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